녹음이 없던 어느 오후, 심벌 클리닝을 했습니다. 심벌이 오래되면 녹이 슬고 곰팡이도 끼고 그렇거든요. 합주실 심벌 아니고, 야외 공연 때 쓰는 장비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녹음실 지나온 시간이 있어서 한번 정비 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미국에서 다음과 같은 클리닝 도구를 주문했습니다. 뮤직노마드 (Musicnomad)사에서 나온 제품이며 세트로 판매하는데, 하나는 디테일러, 또 다른 하나는 폴리셔 (polisher) 라고 합니다.
Polisher에는 연마 성분이 들어가 있어서 표면을 긁어내는 원리로 닦입니다. 그래서 더 깨끗하게 닦이지만 과한 사용에는 심벌의 소리 자체가 변할 위험이 있어요. 디테일러는 윈덱스 처럼 액체로 뿌려서 쓰고 보통 지문, 쌓인 먼지 같은 오염물이 닦여집니다. 심벌의 피니쉬 종류에 따라 각각 어떤 클리닝 재료를 써야할지가 나뉘게 됩니다. 심벌 피니쉬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 내추럴, 브릴리언트, 그리고 기타 특수 피니쉬. 사진으로 구분해본다면, 다음과 같아요. 내츄럴 (그리고 트래디셔널 피니쉬도)들은 제조과정을 덜 거친 제품이고 표면이 둔탁한 광택이 나며, 브릴리언트 피니쉬된 제품과 소리를 비교했을 때 대체적으로 어두운 소리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브릴리언트 피니쉬는 거울 코팅이 되어 있어 훨씬 반짝거리고 밝은 소리가 나요.
그래서 클리닝 할때, 내추럴 피니쉬에는 polisher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디테일러로 오염물만 제거합니다. 아래 사진 우측 처럼 해머링 된 피니쉬도 polisher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 소리의 변색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요.
다음은 브릴리언트 피니쉬 심벌을 Polisher로 청소하는 과정입니다. 먼저 치약 재질의 Polisher를 심벌 전체에 발라줍니다. 듬성 듬성 해도 되고, 쭉 짜도 됩니다. 적당량. 너무 많이도 필요없습니다. 사진 참고하세요
심벌에 다음과 같은 녹, 곰팡이가 눈에 띄지요? 이런 오염들을 Polisher로 제거해보겠습니다.
심벌 표면에 다음과 같이 polisher를 뿌려주고 부드러운 재질로 (예: 티슈) 골고루 발라줍니다
다 바르고 나니 이런 모습이에요. 휴지에는 에메랄드 색 오염물이 묻어 나옵니다.
그리고 마른 천으로 닦아줍니다. 심벌의 오염정도에 따라 힘을 조정해서 닦아주었습니다. 연마가 되기 때문에 오염을 제거 하면서도 심벌의 표면 자체가 너무 갈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Polisher로 1차 클리닝을 마치고, 디테일러 를 칙칙 뿌려 줬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마른 천으로 닦아주었더니 아래 사진 처럼 브릴리언트 피니쉬의 거울 광택이 살아 났어요. 포토샵 수정 없이 사진 그대로인데요, 좌측 클리닝 전, 그리고 우측 polisher와 디테일러를 사용한 클리닝 후 입니다.
연마과정에 대해 제조사가 하도 겁을 주어, 소리의 변색이 우려되었으나, 귀가 둔감한 건지 아주 큰 음색의 차이는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사이코어쿠스틱 적으로 뭔가 더 청아하고 깨끗한, 밝은 음색이 되었나 하고 심리적인 착각은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방향으로요.
이렇게 심벌청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