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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호일 앰비언트 사운드

로파멜 2024. 9. 4. 19:10

최근 녹음과 작업이 많아 유튜브 영상 만들고 싶은 것들 (비교 실험 등)은 전혀 진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감사한 일이지만, 로큰롤 키드 처럼 천진난만하게 소리 장난을 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일전 연남동 방구녹음실 시절에는 이런 실험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차음이나, 컨트롤의 목적이 있는 스크린 패브릭이 아니라, 아예 고의적이고 계산된 서라운딩이 있다면 그것이 앰비언트 마이크들과 소리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일반적인 스크리닝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엥? 스러운 재질을 고민하다가 알루미늄 호일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벌에서 약 50센티 이상의 간격으로 드럼 주변을 빙 두르고, 소리를 들어봤어요. 심벌 흔들리는 바람때문에 호일 자체가 바스락 거려서, 정확한 판단이 어려웠습니다. 사진 속 염상훈 드러머와 함꼐 더 단단히 호일을 고정했습니다. 아주 꽉 땡기면 찢어져 버리기 때문에 적당히 했어요. 뭐든지 적당히 어렵더라고요.

 

 

 

심벌소리에 호일이 바스락 거리지 않게 된 후에 들었던 소리에서 꽤 흥미로운 점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보통 오버헤드 마이크 채널에서 로우를 많이 쳐내고 하이를 부스트해서 살리는 경향이 있는데, 호일을 두르니 칼칼하게 윗단에 자극이 있게 들렸습니다. 마이크가 드럼을 향하지 않고 호일쪽을 향해서 - 호일을 반사되는 소리를 받게 했을때는 너무 과할 정도로 자극적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예제로 들려드릴 수 있는 샘플을 분실해서, 이렇게 글로 적을 수 밖에 없는데요. 저 실험을.. 굳이 다시 하고 싶진 않아요.

아예 천장 까지 덮어도 봤습니다. 엄청난 반사감 까지는 아니어도 꽤 어지럽고 샤프한 오버헤드 소리가 납니다. 이게 단순히 심벌들이 까칠거리고 하는 문제를 떠나, 스네어의 공진도 요상해져서 무슨 중력이 다른 행성에서 드럼 친 것처럼 들리더랍니다.

어짜피 일정 수준 이상의 녹음실에서 쓰는 드럼 세트들은 다 각자의 매력이 있게 좋은 세트들입니다. 소노, 루딕, 야마하, DW, C&C, a&f, 모두 훌륭한 브랜드들이고 일정 가격이 넘어가면 연주가 원하는 세팅들이 충분히 가동범위내에 조율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키트들에 클로즈 마이킹 하는 소리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어디서나 비슷한 뉘앙스가 담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 아주 작은 차이도 굉장히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클로즈 마이키이라고 변수가 없는건 아니거든요. - 전기, 케이블, 프리앰프, 그리고 소리를 듣는 환경, 그리고 이것들을 위치시키는 (포지셔닝) 엔지니어의 역량들이 합산되어 결과물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그래도 궁극적으로 저는 오버헤드가 가장 어렵고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스네어와의 밸런스도 고려해야 하고, 좌우밸런스도 생각해야 하고, 페이즈도, 룸마이크와의 관계도, 오버헤드로 받은 소리를 믹스에서 얼만큼 쓸지도 고민해야하다보니, 오버헤드 마이킹 -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공간들에 대해서도 늘 고민이 생깁니다. 극강의 드라이한 드럼을 녹음하려면 내가 뭘 더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스튜디오 룸 리벌브 느낌을 조금 더 넣을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가능할까.

 

 

 

그리고 이런 환경이라면 어떤 앰비언트 마이크, 오버헤드 마이크 선택이 좋을지도 상상해봅니다. 이 분은 킥에서 약 2.5미터 되는 거리에 룸을 잡았네요. 아마 많이 울리는 차고 같은 느낌을 잘 받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으... 이런 환경은 바람같은 것을 생각하면 참 얼마나 녹음이 어려울까 싶은데요. 오픈 스페이스 느낌이 궁금하긴 합니다. 아마 바람같은 것을 고려해서 컨덴서 계열은 아예 쓰지 않은 것으로 보여요. 오버헤드 모노도 SM7b 같죠? 킥-비팅 헤드 쪽에 58을 놓은것도 인상적이네요.